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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청원이 받아들여질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허술한 교통안전망으로 9살 아들 잃은 부부, 개선 갈망하며 ‘국민청원’
C뉴스041
▲ 허술한 교통안전망 개선을 위한 국민청원을 올린 김태양, 박초희 부부


 “저희 부부는 지금 사는 게, 사는 게 아닙니다. 생때같은 자식을 허술한 교통안전망으로 인해 잃었다는 것이 더없이 슬프고, 한탄스럽기만 합니다. 저희 자식에게 잃어난 불행이 두 번 다시 다른 가정에서는 일어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랄 뿐입니다.”

 

 김태양(35), 박초희(33) 부부는 요즘 지옥 같은 삶을 살고 있다. 금이야 옥이야 키운 큰 아들 민식(9)이가 최근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다. 특히 사전에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사고를 허술한 교통안전망으로 인해 막지 못했다고 생각하면 가슴 속에서 끓어오르는 그 무엇을 참아내기가 더없이 힘들다.

 

 여기에 큰형과 함께 교통사고를 당한 막내 민후(4)는 이후 극심한 후유증에 시달리며 어린 나이에 감당하기 힘든 고통을 누구보다 크게 겪고 있다.

 

 문제의 사고는 지난 9월11일 오후 6시께 일어났다. 부모가 작은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탓에 민식이는 부모가 불편을 겪지 않도록 막내를 돌보며 인근 공원에서 놀다가 돌아오는 중이었다.

 

 충남 아산시 온중로(용화동)에 소재한 온양중학교 바로 앞에 있는 횡단보도를 동생과 건너던 중 과속으로 추정되는 차량에 치여 현장에서 귀중한 목숨을 잃었다. 같이 사고를 당한 막내 민후는 평소 자기를 끔찍이 위해준 형 때문인지 큰 부상을 피할 수 있었으나, 상대적으로 크게 다친 형이 죽어가는 모습을 고스란히 목격하고 말았다.

 

 박초희 씨도 눈앞에서 자식이 죽어가는 모습을 보며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처참하기 그지없는 광경에 넋을 잃을 뿐. 이는 아버지 김태양 씨도 마찬가지다.

 

 막내 민후를 비롯한 이들 가족들은 현재 극심한 후유증을 겪고 있다. 금방이라도 민식이가 현관문을 열고 집으로 들어올 것 같기만 하다. 하지만 정신을 차리고 나면 밀려드는 슬픔과 그리움이 이내 눈물을 쏟게 한다.

 

 어찌 이런 일이, 그것도 ‘스쿨존(어린이보호구역)’ 내에서, 게다가 과속방지턱 위에 그려진 횡단보도 위에서….

 

 “민식이는 평소 과할 정도로 조심성이 많은 아이였어요. 그런데도 이 같은 일이 벌어진 거에요. 당시 운전자가 규정 속도만 지켰더라도, 앞만 제대로 살폈더라도, 급제동만 했더라도 이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을 거라 생각해요.”

 

 여기에 이들 부부의 가슴을 무너뜨린 일이 또 한 가지 있었다. 아들이 사망한지 8시간이 넘도록 아들의 시신을 넘겨받지 못한 것이다.

 

 “블랙박스에 담긴 사고영상으로 가해 사실이 확실히 가려졌고, 의사의 사망원인에 대한 진단도 내려졌는데 아들의 시신을 왜 이렇게까지 늦게 넘겨받아야 하는 지 이해하기가 힘들었습니다. 유가족의 마음보다는 절차가 더 중요한 것인가요.”

 

 이들은 현재 집에 아들의 빈소를 차리고 민식이의 웃는 영정사진 앞에 생전에 좋아했던 음식을 차려주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또 마무리하고 있다.

 

 “남아 있는 두 아들을 위해 힘을 내 견뎌보려 하지만, 사고영상이 하루에도 몇 십번씩 떠올라 미쳐버릴 것만 같습니다. 게다가 아이들이 겪고 있는 사고후유증을 볼 때마다 이 어린나이에 이런 고통을 왜 겪어야 하는지… 그래서 결심했습니다. 우리 같은 아픔을 다른 사람들은 겪지 않게 하고 싶다고.”

 

 김 씨 부부는 가해자의 과실도 과실이지만, 사고현장을 보면 교통안전시설이 너무 미흡한 것에 주목했다. 정작 필요한 곳인데도 불구하고 신호등과 안전펜스도 없고, 과속카메라도 없고, 그래서 이를 보완하고, 개선하는데 힘을 모으기로 했다.

 

 곧 청와대 국민청원 사이트(http://www1.president.go.kr/petitions/582924)에 필요한 내용들을 올렸다.

 

 ▲어린이보호구역 내 신호등 설치 의무 ▲어린이보호구역 내 과속카메라 설치 의무 ▲어린이보호구역 내 사고 시 가중처벌 ▲11대 중과실 사망사고 시 가중처벌 ▲변사자 인도 규정 변경을 요청했다.

 

 “정작 필요한 곳인데도 신호등과 안전펜스도 없고, 또 어린이보호구역 내 주정차 위반을 하면 두 배의 범칙금을 부과하는데, 사망사고인데도 유가족과 합의가 없어도 공탁만 걸면 되고, 형량도 턱없이 적습니다. 절대적으로 개선이 필요해 보입니다.”

 

김 씨 부부는 “사고가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보니 청원 동의가 적다”고 안타까움을 표하며 “저희 청원이 받아들여 질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간절함을 드러낸다.

 

 이들 부부는 향후 1인시위도 계획하고 있다. 부실한 교통안전시설에 대한 보완 요구에 경찰은 “시청 업무”라고 떠밀고, 시청은 “예산 부족으로 힘들다”는 미온적인 답변만 늘어놓는 것에 개탄을 금치 못해서다.

 

 “뜻을 이룰 수 있도록 우리 부부가 할 수 있는 일은 최선을 다해 하겠다. 미약하지만 그게 저 세상으로 떠난 아들에게 부모로서 마지막으로 할 수 있는 역할인 것 같다”는 이들 부부는 끝으로 “특히 중고등학생들 보다 사고에 대한 대응능력이 부족한 초등학생들을 위해 초등학교지역에는 교통안전시설에 대한 강화가 절실하다. 부디 관련당국에서 이를 진중하게 받아들여 자라나는 미래 주역들의 안전을 지켜주시기 바랄 뿐이다. 아울러 부디 많은 분들이 저희 부부의 뜻에 동참하시어 힘을 보태주시길 다신 한 번 부탁드린다”고 재차 삼차 강조했다.

 

C뉴스041 www.cnews04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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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10/08 [00:11]  최종편집: ⓒ C뉴스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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