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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건없는 사랑
이은경의 세상이야기 (4)
이은경
2주에 한번 의료봉사를 가는 곳이 친정과 같은 지역이어서 봉사 후, 의례 친정에 들러 저녁 식사를 하는 것이 어느덧 3년이 된 일과가 되었다.

참으로 많은 시간을 그렇게 오가면서도 부모님의 안부를 염려하거나 묻기 보다는 무엇을 챙겨올까? 시장은 무엇을 보아 달라고 부탁드려야 하나? 반찬은? 또 필요한게 뭐지? 하며 돌아오는 길에 가지고 와야 될 것들에 온통 생각이 가 있곤 했다.

한 마음은 봉사하러 가는데 또 다른 한 마음은 받을 것만 기대하고 생각하니 참으로 아이러니 하지 않은가.

그날도 어김없이 2시간 넘게 환자를 돌보아 주고는 차 한잔 마시며 2주간 동안 힘든건 없었는지, 혈압과 혈당 수치는 괜찮았는지, 대변은 잘 보는지..등등을 확인하고 또다시 만날것을 기약하며 친정집에 들렀다. 저녁을 먹고 가야 한다는 어머니 말씀에 잠깐 들러야 겠다는 맘을 뒤로 하고 여유롭게 대문을 들어섰다.

이미 출발하기 전부터 부모님을 생각했던 나의 마음이, 가지고 돌아올 찬거리들은 아랑곳 하지 않은 채 어머니의 건강부터 아버지의 건강부터 묻고 염려하고 챙기며 얼마나 부모님이 그리웠는지 얼마나 부모님을 사랑하는지 표현도 못할 그 마음을 전하기에 여념이 없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그렇게 언제 부터인가 끊임없이 참고 인내하며 사랑하는 부모님의 사랑을 통해 하나님을 만나게 되었고 또한 그분의 사랑을 통해 부모님을 향한 참사랑을  알게 되었다.

부모님은 저녁식사 동안에도 손자들 안부며 일은 힘들지 않은지, 잘 먹는지, 차 조심 하는지 이것저것 묻고 또 묻고 살피신다. 자녀들만을 바라보는 두 분의 모습이 너무나 사랑스럽고 너무나 감사하고... 난 그저 그렇게 부어주시는 사랑을 받으며 저녁식사를 마쳤다.

그리고는 미리 준비해온 은행 봉투 2개를 어머니, 아버지께 드렸다. 두 분은 받지 않으시며 “힘들고 어렵게 고생해서 벌은 것을... 넣어 둬라” 하고 밀어내신다.

“아니예요~ 아버지~ 제가 드리고 싶은 맘이 들었을 때 못 드리면 어떻해요~ 아버지 돌아가셔서는 드리고 싶어도 못 드리잖아요~ 지금 드리고 싶어요. 지금요!”하자 마지못해 받으신다. 부모님은 자녀에게 언제나 낮은 마음이다. 두 분이 힘들고 어렵게 공부시키고 키운 자녀의 노고로 번 돈은 왜 못쓰신단 말인가. 그것조차도 너무나 귀히 여기는 부모님의 마음은 끝없이 주고만 싶은 아가페 사랑임을 절절히 느끼는 내 가슴은 이미 울고 있었다.

너무도 기쁘고 감사해서. 부끄럽기 짝이 없다. 이제는 부모님의 머리칼이 희어지고, 손마디가 구부러지고, 주름이 가득한 얼굴을 바라보며 깨닫는다.

수욕정이풍부지 樹欲靜而風不止
자욕양이친부대 子欲養而親不待

나무가 고요하고 싶으나 바람이 그치지 아니하고, 자식이 부모에게 효도하고 싶으나 부모가 기다려 주지 않는다.  - 풍수지탄 中에서 - 

 
<생각 주머니>
하나님과 사람이 똑 같은 것이 있답니다. 
그건 바로 부모가 자녀를 사랑하는 마음이라고 합니다 .



 
 
 
 
 
 

 

  이 은 경
- 아산시민
- 단국대학교병원 간호사로 재직
- 온양 시온 감리교회 평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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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7/02/06 [22:15]  최종편집: ⓒ C뉴스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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