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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무명 가수가 대중에게 행한 언어적 성희롱
전숙이 소장의 성 상담실 - 아산사회복지박람회에서
전숙이
 얼마 전 제1회 아산사회복지박람회(이하 박람회)가 이틀 동안 성황리에 잘 치뤄졌다. 이 날 사회복지 및 상담관련시설 종사자들과 아산시 관계자들의 사랑의 수고가 많았다.
 
 박람회 첫 날, 할머니와 할아버지들을 대상으로 활동하고 있다는 한 남성 무명 가수를 초청했다. 무대에 등장한 이 무명가수는 할머니, 할아버지 관객들의 박수소리가 적다면서 “박수 안치면 누님들 젖꼭지를 확! 물어뜯어 줄거야!”라고 말하였고, 이 말을 들은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어정쩡한 웃음과 함께 더 크게 박수를 쳤다.
 
 이 무명가수는 노래 한 곡 끝나고 시작할 때마다 계속해서 박수를 많이 치라고 회유하였다. “하늘 같이 높은 이 남자가 노래를 하는데 박수를 그렇게 쳐서 되겠느냐!”고 고령의 할머니, 할아버지들에게 호통을 치듯이 말해서 또 할머니와 할아버지들은 당혹스러운 표정과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으며 박수를 쳤다.
 
 이 날 행사에는 할머니와 할아버지들만 계신 것이 아니었다. 어린이, 성인 남녀 모두가 행사장을 메웠다. 각 기관에서 준비한 부스 체험활동을 하는 시민들과 기관 종사자 등 수 많은 인파가 오고가면서 이 무명가수의 노래를 들었고, 이 무명가수가 말하는 이야기도 들었다.
 
 이 무명가수가 대중들을 향해 외친 “박수 안치면 누님들 젖꼭지를 확! 물어뜯어 줄거야!”라는 말은 분명한 언어적 성희롱에 해당한다. 언어적 성희롱이라 함은 행위자의 언행으로 피해자가 성적(性的) 수치심이나 굴욕감 그리고 모멸감을 느끼게 되는 경우를 말한다. 행위자가 성희롱 할 의도가 없었다고 할지라도 그 말을 들은 피해자가 불쾌감을 느꼈다면 언어적 성희롱이 성립한다.
 
 “하늘 같이 높은 이 남자가 노래를 하는데 박수를 그렇게 쳐서 되겠느냐!”고 말한 이 무명가수는 매우 가부장적인 사고를 갖고 있는 사람이라고 느꼈다. 가부장정인 사고는 남성이 가정의 중심이라는 생각을 갖고 여성은 남성보다 아래 위치에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남성은 하늘이고 여성은 땅이라는 것이다.
 
 그러니까 하늘같은 남성이 노래를 하면 땅에 있는 여성은 높은 분(?)을 위해 박수를 쳐야 하는 것이다. 무명가수는 단 한 번도 할아버지들을 비유해서 박수를 이끌어 내려고 하지 않았다. 여성, 즉 할머니들을 향해서만 계속 강압적 말투와 회유하는 말을 섞어 사용하였다.
 
 일반적으로 가부장적인 가치관, 문화, 구조가 클수록 성희롱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왜냐하면, 여성을 한 인간으로 생각하기보다는 성적(性的) 대상이나, 소유물로 여기는 가부장적인 사고가 그 원인으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이 무명가수는 자신이 어떤 의미의 말을 하고 있는지는 알까? 라는 의문이 들었다. 당장 무대로 뛰어 올라가 언어적 성희롱을 그만 두라고 외치고 싶었지만 애써 참느라 힘들었다. 적지 않은 주변의 사람들이 무명가수의 성희롱에 얼굴을 붉혔다. 박람회 둘째 날 주최 측 담당자에게 무명가수의 언어적 성희롱에 대하여 강력하게 항의하자 주최 측에서도 깊이 공감하고 다시는 그 무명가수를 자체 행사에 부르지 않겠다고 하였다.
 
 그러나 필자는 그 정도의 대응 조치는 미약하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이번 행사 주체 측에게 이러한 뜻을 전달하고 무명가수로부터의 사과를 요청하여 다시는 이와 같은 언어적 성희롱이 대중을 향해 난무하지 않도록 예방하고자 한다.

   
 전숙이 (전숙이의 가정성상담실 필자)
• (법)아산가장성상담지원센터 소장
• 여성부성희롱예방교육 전문 강사
• 샤론정신건강연구소 자문위원
• 전 백석문화대학 외래교수
• 이화여자 대학원 석사
• 이메일 : dreamhopeful@empal.com
• 사무실 : 041-546-9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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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8/10/01 [21:19]  최종편집: ⓒ C뉴스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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