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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폭력은 남 탓 아닌 자신의 ‘선택’
<전숙이 소장의 가정ㆍ성 상담실>
전숙이
 명절 증후군은 흔히 명절을 앞둔 기혼 여성들이 심리적ㆍ정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것을 일반적으로 말한다. 심리적ㆍ정서적인 갈등보다 훨씬 심각하게 느껴지는 것은 가사노동으로 고단해진 몸이다. 물먹은 솜처럼 힘든 몸이라 할지라도 남편이 부인에게 존중하고 고마운 마음을 담은 따뜻한 말 한마디면 부인의 마음은 어느 새 괜한 투정을 했나 싶어 미안함이 깃든다.

 그런데 이보다 더 심각한 명절증후군이 있다. 그것은 명절을 즈음해서 남편이 부인에게 행하는 폭력이다. 필자가 상담사로써 매년 추석과 설날을 지내오면서 느끼는 것은 필자가 몸담고 있는 아산가정성상담지원센터에 폭력 관련 상담의뢰 건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평상시에 부부 갈등이 내재되어 있다가 명절이 뇌관이 되어 폭발한 사례가 있고, 명절 선물을 준비하면서 부부 서로의 입장만 주장하다가 폭력을 행사하기도 하고, 처갓집에 가는 것이 싫다고 싸우고, 왜 시댁만 가느냐고 말했다가 맞는 등 사연은 매우 다양하다. 이러한 명절증후군의 또 한 측면으로 대두되고 있는 가정폭력은 다문화가정에서도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오늘 다급한 전화를 받았다. 다문화 가정의 여성인데 설 명절에 남편에게 심하게 폭력을 당해 긴급 상담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면접상담 시간을 약속하고 상담하였다.
 
 “명절에 이모 집에서 담소 나누기를 마치고 어린 두 아들을 데리고 남편과 이모 집을 나왔어요. 엘리베이터를 타자마자 남편이 마구 저를 때리기 시작하는 거예요. 아이들도 얼마나 놀랬는지 몰라요. 아이들이 그러다가 엄마 죽는다고 아빠에게 애원해도 소용없었어요. 집에 도착하자 남편은 나를 안방과 거실로 끌고 다니면서 얼굴을 주먹으로 치고 목을 조르고 칼까지 휘둘렀어요. 시어머니는 저에게 ‘니가 참으라’는 말만 하셨어요.” 그리고, “2년 전에는 남편의 폭력으로 인해 눈 밑의 뼈가 주저앉아 인공뼈로 성형했어요.”, “창피해서 어디 가서 말 할 수도 없어요.” “지금까지 그 모진 매를 맞으면서도 아이들을 보면서 8년 동안 참고 살았는데 이젠 힘들어요. 이혼 하고 싶어요.”
 
 피해자의 조용한 절규가 상담지원센터를 뒤덮었다. 피해자가 원하는 법률 상담지원서비스와 기관연계 서비스 그리고 의료지원 서비스를 제공 받을 수 있도록 하였다.
 
 그 어떤 사람도 그 누구에게 폭력을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지진 않았다. 또한 그 누구도 그 어떤 사람으로부터 폭력을 당할 원인제공을 하지는 않는다. 폭력은 폭력을 행사하는 사람의 ‘선택’에 의해 행해지는 것이다. 맞을 짓을 했기 때문에 맞는 것이 아니다. 잘못된 사회적 통념 때문에 우리 사회에서는 아직도 왜? 남편의 비유를 맞춰주지 않아서 집안 시끄럽게 하느냐고 한다. 누구든지 사람과의 갈등 관계 속에서 화가 날 수 있다. 화가 난다는 것은 감정이 살아 있는 사람에게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반대로 감정이 살아 있는 사람은 그 감정을 다스릴 수 있다. 그것이 동물과 다른 인간의 고유한 영역으로 신께서 부어주신 축복이다. 화가 났을 때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어떻게 조절하여 갈등을 해소 할 것인지에 대한 방법을 택하는 것은 커피를 마실 것인지, 녹차를 마실 것인지를 선택하는 것과 같다. 자신의 분노를 ‘폭력’으로 표출하고서 상대방에게 원인 제공했다고 우겨대는 미성숙함보다는 자신이 ‘폭력’을 선택했는지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왜냐하면 그러한 깨달음은 또 다른 폭력을 예방하고 폭력 중독에서 놓여날 수 있도록 돕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분노 조절의 방법을 훈련 받거나 의사소통 기법을 배우고 무엇보다도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봄으로써 부부간의 극렬한 갈등이 일어날 때 폭발하는 폭력을 예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본 아산가정성상담지원센터에서는 가정폭력행위자 교정ㆍ치료 프로그램인 “행복한 아버지 모임”을 매년 상ㆍ하반기 각 1회씩 실시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아버지들에게 개별상담, 부부상담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집단상담에서는 분노조절, 의사소통, 자존감 회복 등의 주제로 화가 났을 때 폭력을 선택하지 않고 건강한 갈등 표현을 배울 수 있도록 돕는다. 이제 당신은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전숙이 (전숙이의 가정성상담실 필자)
• (법)아산가정성상담지원센터 소장
• 여성부성희롱예방교육 전문 강사
• 샤론정신건강연구소 자문위원
• 전 백석문화대학 외래교수
• 이화여자 대학원 석사
• 이메일 : dreamhopeful@empal.com
• 사무실 : 041-546-9181 (충남 아산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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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9/01/28 [22:33]  최종편집: ⓒ C뉴스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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