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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로 읽는 교류분석상담심리학 ④
<이정연의 생활 심리이야기> - A의 형성
이정연
 A(adult)는 생후 10개월 쯤 되어 아이가 혼자서 어떤 일을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되면서 형성되는 성격의 부분이다. A는 근거 없는 평가나 추리가 아니라 객관적이고 사실적인 자료에 의해 논리적이고 합리적으로 평가하고 추리하는 기능을 한다. A는 P(규율과 통제)와 C(욕망과 충동)사이에서 중재와 조정의 역할을 담당한다. 그러므로 A의 에너지가 너무 적은 사람은 사리분별이 정확하지 못한 경향이 있고 즉흥적이어서 남에게 이용당하기 쉽다. 
 
 이러한 A는 아이가 갖는 자신감의 기반에서 형성되며, 자신감은 양육자의 허용적인 양육방식에서 길러지게 된다. 허용적인 양육방식이란 유아가 거리낌 없이 무엇이든 해보도록 한다는 의미지만 부정적인 행동을 해도 허용한다는 뜻은 아니다. 부정적인 행동을 금지할 때에는 아이가 이해할 수 있도록 친절하게 알려주는 자세가 필요하다. 

Ⅲ. 11개월

 베란다 유리문 밖으로 멀리 보이는 산들이 파란색과 붉은 색, 갈색 물감을 흩뿌려 놓은 듯 이 알록달록해 보이는 가을 낮입니다. 햇빛이 거실마루로 제법 깊이 들어오네요. 제제가 그 옆에 앉아서 블록을 가지고 놀고 있어요. 이제 제제는 혼자 일어서기도 하고 자기 물건을 가져다가 놀만큼 컸어요. 아빠가 제제의 장난감을 많이 사다주셨는데 주로 블록이나 여러 개의 그림조각을 맞추는 퍼즐이 많았어요. 제제와 아빠는 매일같이 함께 블록으로 무엇인가를 만들거나 그림조각 맞추기를 하곤 했어요. 물론 자동차 같은 다른 장난감도 있었지만 아빠와 함께 놀 때에는 거의 블록과 조각 맞추기를 했답니다. 이런 놀이는 시간도 많이 걸리고 머리를 잘 써야 되는 놀이이죠. 아빠가 퇴근하기만 하면 제제는 블록을 가지고 와서 '블로, 블로' 하면서 같이 놀자고 하곤 했습니다.
 
 제제는 자기 손바닥만한 블록이지만 제법 능숙하게 결합과 해체를 반복하면서 무엇인가를 열심히 만들고 있습니다. 진지한 제제의 태도와는 달리 제제의 창작물은 그냥 자꾸 커져가는 덩어리일 뿐, 무엇인지 도저히 알 수가 없군요. 하지만 제제는 놀이를 하면서 뭐가 그리 좋은지 입을 크게 벌리고 막 웃고는 했답니다. 그럴 때마다 옆에서 다림질을 하고 있는 엄마가 '제제야, 재미있니?' 하며 미소를 보내주었답니다.
 
 전화가 왔어요. 안방에서 전화벨 소리가 울렸습니다. 그 순간 제제의 눈빛이 반짝이더니 두 손 바닥을 바닥에 짚고 엉덩이부터 일어나네요. 이미 전화를 받으러 안방으로 간 엄마의 뒤를 따라 갑니다. '빠빠, 빠빠' 제제는 엄마에게 손을 내밀며 전화를 달라고 하네요. 엄마가 전화기를 제제의 얼굴에 대줍니다. 

 "제제야, 제제야"
 "빠빠, 빠빠, 빠빠, 빠빠"
 아빠와 제제가 통화하는 모습 참 재미있죠?  
 "제제, 뭐하고 놀았어요?"
 "브로, 브로!"
 "브로가 아니고 블록이라니까, 블-록 해봐!"
 "브으로, 브우로, 부우우로!"
 "하하하. 제제 머리 엄청 좋아지겠네. 블록 좋아해서."
 
 사실 아빠는 제제의 사고력과 지구력을 길러준다고 조각 맞추기나 블록을 자꾸 사다주시는 거였습니다.  
 
 전화를 끊고 엄마가 주방으로 가서 제제의 간식을 만듭니다. 제제는 블록을 가지고 놀다가 엄마의 다리미를 보았습니다. 제제가 다리미 쪽으로 기어가네요. 엄마가 전원을 꺼두었지만 다리미는 아직 뜨겁습니다. 제제가 다리미에 손가락을 살며시 가져갑니다. 어떻게 되었을까요? 하지만 제제는 다리미에 손가락을 대지 않았어요. 뜨거운가를 확인 하더니,
 
 "떠거, 떠거."
 하면서 다시 자기 자리로 돌아가네요. 사실은 얼마 전에 제제가 다리미를 만지려 할 때 엄마가 제제의 손을 잡고 다리미 근처로 살며시 끌어가 뜨거움을 느끼게 한 적이 있었어요. 자꾸만 다리미를 만지려 하는 제제에게 다리미가 뜨겁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서였지요. 그 때 엄마가 '뜨거, 뜨거'라고 말 한 것을 제제가 기억한 것 같군요.
 
 "딩동~~"
 
 초인종이 울리네요. 누가 왔나 봐요.
 제제가 후닥닥 일어나 문 쪽으로 갑니다.
 
 "빠빠, 빠빠."
 
 그러나 안으로 들어온 사람은 옆집에 사는 보라 엄마였어요. 엄마와 아주머니가 차를 나누며 이야기 하는 동안 제제와 보라는 블록을 가지고 놀았어요. 보라는 12개월 된 아이인데 또래보다는 좀 작은 편이고 수줍음도 많은 아이였습니다. 제제와는 달리 뭐든 눈치를 많이 보며 블록도 잘 만지려 하지 않았습니다.  제제가
 
 "블로, 블로."
 
 하면서 보라의 손에 블록을 놓아주었을 때야 비로소 조금씩 놀기 시작했으니까요. 그런데  제제가 갑자기 보라의 손을 잡고 다리미에 가져가면서 '떠거, 떠거'합니다. 깜작 놀란 보라 엄마가 소리치면서 보라의 팔을 붙잡고 뒤로 당겼습니다.
 "어머, 안 돼. 제제야!" 
 제제는 보라의 손을 놓쳤죠. 그리고 의아한 눈빛으로 생각했습니다. '보라엄마가 왜 그러는 거지? 보라의 손을 다리미 근처까지만 가져갈 생각이었는데, 신기한 느낌을 알려주고 싶었는데…….'
 보라는 울먹울먹 거리더니 이내 울기 시작했습니다. 보라엄마가 소리를 크게 질러 놀랐나 봐요.
 
 보라가 엉엉 우니까 보라엄마는 당황하셨는지 보라의 울음을 그치게 하려고 또 소리칩니다.
 
 "뚝! 뚝 안 해!"
 "엉엉엉."
 "너 혼난다. 정말!"
 
 제제엄마는 아파트 벽을 통해 거의 매일 들리는 보라의 큰 울음소리가 떠올랐습니다. 제제 엄마가 손사래를 치면서 말했습니다.
 
 "제제야, 그러면 안돼요. 보라가 놀라잖아."
 "아유-, 보라 엄마. 우는 아이를 갑자기 그치게 하면 천식 걸리기 쉽대요."
 "보라야, 놀랐나보구나. 아줌마가 맛있는 거 줄께.  제제하고 놀면서 먹어요."
 
 제제 엄마는 보라의 눈물을 닦아주면서 부드럽게 말했어요. 보라는 자기 엄마의 무서운 표정을 보면서 훌쩍훌쩍 울더니 잠시 후 눈물을 훔치면서 울음을 그쳤습니다. 
 
 "우리 보라는 도대체 툭 하면 울고.. 밥도 잘 안 먹고.. 왜 그런지 모르겠어요. 애가 돌 지나더니 미운 짓만 하고... 제제는 저렇게 잘 놀고 하루가 다르게 자라는 것 같은데요."
 
 "아유, 무슨 말씀을요. 보라가 얼마나 예쁜데요.  보세요. 잘 놀잖아요?"
 
 두 엄마가 이야기 하는 사이에도 제제의 귀여운 웃음소리가 거실에 맑게 울려 퍼졌습니다.  제제가 입을 크게 벌리고 웃을 때마다 보라도 즐거운지 입가에 조금씩 미소를 지었습니다.

 "어머, 제제야 그게 뭐니?  잘 만들었네."
 
 보라 엄마가 제제에게 물었습니다. 제제는 무엇인가를 생각하는 듯 큰 눈을 반짝이면서 옹알옹알 뭐라고 한참 대답을 하네요. 보라엄마는 11개월 밖에 안 된 제제가 자세하게 대답을 하는 모습을 보고 신기하기도 하고 부럽기도 했습니다. 보라는 아직 블록에 익숙하지 않은지 조립이 잘 되지 않는 것 같군요.
 
 "제제는 저보다도 아빠하고 같이 노는 걸 좋아한답니다. 아빠가 퇴근하기가 무섭게 달려들죠. 호호. 잘 때에도 아빠가 머리맡에 앉아서 책을 한권 읽어주어야 잔다니까요. 호호호.  보라는 어때요?"
 
 "우리 애 아빠는 퇴근이 늦어서 애와 놀 수가 없어요. 쟤는 거의 저 혼자 책을 보곤 하죠.  저도 바쁘니까요..."


 이정연 (이정연의 생활심리이야기 필자)
 - 교류분석상담전문가
 - 사이버생활심리상담연구소장
 - 한국교류분석(TA)협회충남북부지회장
 HP : 018-392-9756
 메일 :
5jjang9@hanmir.com
 홈피 : http://active-ta.ohp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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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9/06/25 [15:52]  최종편집: ⓒ C뉴스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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