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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꽃을 받는 아내
<전숙이 소장의 가정ㆍ성 상담실>
전숙이
저는 오늘 꽃을 받았어요
                                         -Paulette Kelly-
 
저는 오늘 꽃을 받았어요
제 생일이거나 무슨 다른 특별한 날이 아니었어요
우리는 지난밤 처음으로 말다툼을 했지요
그리고 그는 잔인한 말들을 많이 해서 제 가슴을 아주 아프게 했어요
그가 미안해하는 것도,
말한 그대로를 뜻하지 않는다는 것도 전 알아요
왜냐하면 오늘 저에게 꽃을 보냈거든요
 
저는 오늘 꽃을 받았어요
우리의 결혼기념일 이라거나 무슨 다른 특별한 날이 아닌데도요
지난밤 그는 저를 밀어붙이고는 제 목을 조르기 시작했어요
마치 악몽 같았어요
정말이라고 믿을 수가 없었지요
온몸이 아프고 멍투성이가 되어 아침에 깼어요
그가 틀림없이 미안해 할 거예요
왜냐하면 오늘 저에게 꽃을 보냈거든요
 
저는 오늘 꽃을 받았어요
그런데 어머니날이라거나 무슨 다른 특별한 날이 아니었어요
지난밤 그는 저를 또 두드려 팼지요
그런데 그전의 어떤 때보다 훨씬 더 심했어요
제가 그를 떠나면 저는 어떻게 될까요?
어떻게 아이들을 돌보죠?
돈은 어떻게 하구요?
저는 그가 무서운데 떠나기도 두려워요
그렇지만 그는 틀림없이 미안해 할 거예요
왜냐하면 오늘 저에게 꽃을 보냈거든요
 
저는 오늘 꽃을 받았어요
오늘은 아주 특별한 날이었어요
바로 제 장례식 날이었거든요
지난밤 그는 드디어 저를 죽였지요
저를 때려서 죽음에 이르게 했지요
제가 좀 더 용기를 갖고 힘을 내서 그를 떠났더라면
저는 아마 오늘 꽃을 받지는 않았을 거예요

 
 위의 시에서도 볼 수 있듯이 많은 폭력 피해 여성들은 남편으로부터 폭력을 당하고 있으면서도 그 자리를 떠나지 못하는 것은 왜 그럴까? 또한, 폭력은 끊어질 수 없는 것인가?
 
 그 요인을 따져보자면 여러 복합적인 요소들로 구성되어있다. 피해여성이 처한 개인적인 환경에서부터 가부장적인 사회 문화적인 배경들까지, 피해여성이 폭력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사회적으로 잘못된 통념들은 지금 이 시간에도 피해여성의 생명을 담보로 하고 있다.
 
 현재 우리사회에서 아내에 대한 폭력은 다음과 같이 다양한 용어가 혼용되고 있다. 가정폭력(domestic violence), 가족폭력(family violence), 아내구타(wife battering/beating) 구타당하는 아내(battered women/wives), 학대당하는 아내, 학대당하는 부인, 매 맞는 아내, 아내학대(wife abuse), 아내폭행(wife assault), 부부폭력(marital/conjugal violence), 배우자학대(spouse-abuse), 가부장적 테러리즘(patriarchal terrorism)등이다.
 
 용어의 선택과 사용은 정치적인 행위이다. 아내폭력을 어떤 용어로 표현할 것인가는 곧 이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을 드러내준다. 배우자폭력이나 가정폭력이라는 용어는 특별히 여성을 대상으로, 남성을 가해자로 인식하게 하지 못한다. 가정폭력은 가정에서 연장자 남성에 의해 교육의 차원에서 당연히 행해졌던 관습을 폭력으로 정의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고 무엇보다 대중적인 설득력이 있다.
 
 가부장적 테러리즘은 아내폭력의 성격을 가장 잘 표현한 용어지만 강간, 여성 매매 같은 다른 종류의 여성폭력도 가부장적 테러리즘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에 가정 내 폭력인 아내폭력의 의미와는 맞지 않는다. 부부폭력이나 배우자 학대는 가정폭력의 성별 권력 관계를 모호하게 표현하여 아내폭력을 상호 폭력의 한 양상인 것처럼 보고 있다. 배우자 폭력이나 가정폭력이라는 용어는 특별히 여성을 대상으로, 남편을 가해자로 인식하게 하지 못한다. 매 맞는 아내는 우리사회에서 ‘매’가 잘못을 저지른 사람, 아랫사람에게 훈육의 차원에서 행하는 조처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폭력 동기의 타당성을 인정하거나 부부의 서열을 정당화할 여지가 있다. 아내학대는 구타보다 광범위하지만 다소 심리적, 성적 학대에 치중하는 듯한 어감을 준다.
 
 남편이 아내에게 행한 폭력을 가정폭력이라고 하는 말은 피해여성을 한 개체로 보지 않고 가정의 한 부속물로 여기게 하는 경향이 짙다. 또한 아내에게 폭력을 행사한 남편에게 폭력의 정당성을 인정하게끔 하는 동기가 될 수 있다. 따라서 남편이 아내에게 폭력을 가한 행위는 ‘아내폭력’이라고 명명해야 옳다.
 
 가부장제 사회 문화 배경은 남편의 아내폭력이 발생하는 것에 대한 그릇된 신념을 양산했다. 그 속에서 피해여성들은 분노를 억압하게 되고 자신의 목소리를 죽이면서 자기 주변 사람들의 감정과 의견에 맞추어 나가게 하였다.
 
 아내폭력에 대한 잘못된 신화들을 알아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아내폭력은 부부싸움이다”라는 신념이다.
 둘째, “맞을 짓을 했으니까 맞는다”라는 원인 제공론이다.
 셋째, “내 마누라는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믿는다.
 넷째, “폭력 남편은 정신병자나 알코올 중독자다”라고 생각한다.
 다섯째, “아내폭력은 가난한 집에서 많다”는 인식이다.
 여섯째, “맞고 사는 사람에게 문제가 있다”는 신념이다.
 일곱째, “집안일이니까 간섭하지 말아야한다”는 통념이다.
 
 이와 같은 잘못된 신화 즉, 잘못된 사회통념이 우리 사회에 자연스럽게 인식되고 있는 한 폭력 행위자와 피해자는 끊어지기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아내폭력에 대한 심각성을 우리사회가 예민하게 인식하고 기민하게 대처 한다면 아내폭력 재발 방지에 일조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우선 우리사회 전반에 걸친 잘못된 사회통념을 전통으로 잘 못 알고 있는 신념을 과감히 버릴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또한, 잘못된 사회통념에 대한 인식전환을 위한 개개인의 노력도 필요하지만 우리사회 전체가 능동적으로 변화에 대한 인식이 흘러 넘쳐 삶 속에서 실천 할 때 폭력 없는 세상이 우리 앞에 한 걸음 더 가까이 있게 될 것이다.


  
전숙이 (전숙이의 가정성상담실 필자)
• (법)아산가정성상담지원센터 소장
• 여성부성희롱예방교육 전문 강사
• 샤론정신건강연구소 자문위원
• 전 백석문화대학 외래교수
• 이화여자 대학원 석사
• 이메일 :
dreamhopeful@empal.com
• 사무실 : 041-546-9181 (충남 아산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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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9/08/25 [18:31]  최종편집: ⓒ C뉴스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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